미얀마 왜 페이스북 차단?…국민 절반 사용, 인터넷과 동의어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가운데 특히 페이스북을 차단한 것은 국민 절반이 사용하면서 ‘시민 불복종’ 창구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4일 미얀마 정보통신부는 “안정성을 위해 7일까지 페이스북을 차단할 것”이라고 공지했고, 2천300만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국영통신사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왓츠앱 메신저 서비스까지 차단했다.

미얀마 인구 5천400만명 가운데 절반인 2천700만명이 페이스북을 사용하기에 인터넷과 동의어로 쓰인다.

이정호(59) 재미얀마 한인회보 편집장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미얀마는 페이스북에서 시작해 페이스북으로 끝난다고 할 정도로 많은 국민이 페이스북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미얀마 시민들은 쿠데타 발생 후 ‘오프라인 시위’ 대신 SNS를 통한 ‘온라인 시위’에 집중했다.

구금 중인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거리로 나서지 말고 비폭력 항의로 쿠데타 반대 의사를 표명할 것을 촉구했다는 소식이 미얀마 시민들 사이에 퍼졌다.

미얀마 군부는 과거 민주화운동 때 총칼로 무자비하게 시민들을 탄압했었다.

시민들은 세이브 미얀마(#SaveMyanmar), 미얀마는 민주주의를 원한다(#Myanmar_wants_Democracy), 미얀마를 위한 정의(#JusticeForMyanmar) 등의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을 통해 국제사회의 관심과 도움을 촉구했다.

또, 쿠데타에 반대하는 의미로 해가 진 뒤 아파트·주택 단지에서 냄비와 깡통을 시끄럽게 두드리거나, 자동차 경적을 울리며 시민 불복종 운동을 표현했다.

북이나 냄비를 두드려 소음을 만드는 행위는 미얀마에서 악마를 쫓아내는 것과 같다.

태국 반정부 시위대가 저항의 상징으로 사용한 ‘세 손가락 경례’도 미얀마 네티즌들이 사용했고, 수치 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 당의 상징색인 빨간 색 리본이 SNS 게시물에 퍼졌다.

미얀마의 수십 개 병원 의사·간호사들이 단체로 가슴에 빨간색 수건을 달고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에 속속 올리기도 했다. 이들은 진료 거부 시위도 벌였다.

집에서 군부 독재에 반대해 촛불 시위를 여는 동영상도 게시됐다.

미얀마 군부가 일단 페이스북 등 일부 SNS 이용을 차단했지만, 시민들이 실제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이기 시작하면 인터넷·모바일 데이터 자체를 차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군부가 시위대를 탄압하는 사진, 동영상이 SNS로 실시간 전송되면 파급력이 크기 때문이다.

앞서 인도는 카슈미르 지역에 계엄령을 내리면서, 인도네시아는 파푸아의 소요 사태를 진압하면서, 방글라데시는 로힝야족 난민들의 대규모 시위 뒤 인터넷·모바일 데이터부터 차단한 바 있다.

미얀마 시민들은 인터넷 차단에 대비해 홍콩의 시위대가 사용한 ‘브릿지파이'(Bridgefy) 앱을 100만건 이상 내려받았다.

이 앱은 인터넷이 끊겨도 블루투스를 통해 가까운 거리 사람들끼리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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